미국 시장이 인공지능 테마를 앞세워 연중 과속 상승을 한 기업들로 투자자들을 유인하여 매물을 처분하였던 5월이 지나자 시장은 크게 변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상승을 주도했던 나스닥 대형주의 보폭이 줄어드는 대신 그간 하락으로 소외되었던 기업의 주가가 급등하면서 한 달에 걸쳐 뒤쳐졌던 주가가 단숨에 회복되는 변화가 나타났다.

그간 주가지수의 영향력이 큰 대형주에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크게 하락한 각 섹터 펀드가 6월로 접어들면서 급등하여 상대차트가 상승으로 반전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뒤쳐졌던 섹터의 주가가 앞서 달리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금속과 화학, 건설기계, 해운 등 경기 관련 주요 기업들이 강하게 오르고 뒤쳐졌던 중국의 기업이 강한 상승 출발을 보이고 있다.

철강

화학

해운

건설기계

이 기업들의 주가 움직임을 보면 한달 가까이 저점을 낮추며 하락하던 기업이 단 하루 상승으로 하락을 단숨에 만회해버리거나 신고가를 만드는 경우도 많다. 하락이나 정체하는 과정은 길고도 지루하며 심리적으로 괴롭지만 상승은 예상 밖으로 빠르고 급격하다.

주가가 이런 방식으로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기업의 경쟁력이 강하고 재무가 건실하여 망할 염려가 없고 성장 잠재력이 강하고 업황 회복이 기대되어 성장이 예상되는데도 주가가 펀더멘털에 저평가 되어 있다면 하락을 감수하면서 비중을 늘려가는 전략이 효과가 있다. 1년 내내 평가손 상태로 하락이 이어지던 기업이 불과 며칠 상승으로 손실을 만회하고 수익이 되는 경우도 흔하기 때문이다.

주가가 이렇게 움직이는 것은 투자자들에게 스트레스를 가하여 좋은 기업을 값싼 가격에서 팔도록 심리적으로 고통을 가하는데 목적이 있다.

사람은 기대와 바램을 가지고 대상을 보면, 시시각각 기대와 현실 또는 바램과 예상되는 결과 사이의 차이를 스트레스로 경험하게 된다. 따라서 상승의 기대를 가지고 주식을 보면 상승하지 않을 때 늘 스트레스 상태에 있게 되며 특히 상승을 기대했으나 그 결과가 하락이 될 때 물리적 고통과 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게 된다.

특히, 나와 관련된 것이 손실인데 다른 것이 이익이 되어 차이를 만드는 경우 그 차이에 대한 인식은 매우 강한 스트레스와 괴로움(distress)를 만들게 된다.

따라서 주가지수를 움직이는 대형주를 올리면서 다른 기업들을 하락시키게 되면 투자자들은 엄청난 스트레스와 심리적 괴로움의 상태에 놓이게 된다.시장을 움직이는 메이저들은 이런 현대심리학적인 원리들을 이용하여 투자자들에게 스트레스와 괴로움을 장기간에 걸쳐 강화함으로써 결국 투자자들이 매우 큰 상승 잠재력을 갖는 초우량 초저평가 기업을 헐값에 팔도록 유인한다. 심리학적인 이론이 발전할수록 그들의 수법은 더욱 정교해지고 치밀해진다.

따라서 매일 또는 매시간, 주가 상승을 바라는 마음으로 주가를 바라보는 것은 주가가 상승하지 않을 때 스트레스와 괴로움을 만드는 일이며, 그 기간이 길어질수록 괴로움이 가중되어 결국 자신을 의심하게 되고 괴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주식을 팔기 쉽다. 그래서 아무리 기업분석을 잘하여 상승 잠재력이 큰 기업을 고르고, 또 가치분석을 잘하여 그 기업을 제값보다 싼 가격에 사더라도 메이저가 집요하게 반복하는 시련의 시험을 통과하지 못하면 원래 분석된 수익을 얻기 어렵다.

심리학과 신경생리학적 지식이 확대될수록, 시장을 움직이는 메이저들에게는 투자자의 심리와 행동을 지배하는 보다 강력한 무기가 되며, 투자자가 펀더멘털에 기초하여 큰 수익을 얻는 투자가 더욱 어려워지게 된다.

시세란 장기에 걸쳐 일정한 틀을 가지고 움직인다. 미국 철강제품의 생산자 물가지수가 100여 년에 걸쳐 이 틀을 유지하는 것처럼 우리가 경험하지 않은 미래도 이런 시세 구조의 틀에서 변화하기 쉽다.

물론 기술발전에 의해 정보의 전달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시세가 변하는 속도가 이전 보다 훨씬 급격하고 변동이 많아지는 것은 불가피하지만 그렇더라도 시세의 장기적인 틀은 유지된다.

이런 점에서 20년 넘는 기간에 걸쳐 형성된 추세 구도가 보여주는 미래를 보고 가라.

2010년대 초에는 미국의 대형주지수가 장기추세 구도 하단의 저평가된 모습으로 상승의 잠재력이 강했지만, 지금은 신흥국이 그 모습을 대신하고 있다.

주식이란 장기에 걸쳐 꾸준히 오르면서 점차 누적되는 탐욕이 한 순간에 무너져 손실이 되는 것과 마찬가지로, 장기간의 하락과 지루한 정체로부터 오는 심리적 시련이 단기간에 상승으로 보상되기도 한다.

재무가 건실하여 스스로 망하지 않고, 경쟁력이 강하여 경쟁에서 밀려 도태되지 않는 기업으로 사업이 좋고 성장 잠재력이 강한 기업이 충분한 수준으로 저평가 되어 있어 미래에 상승할 잠재력이 매우 크다면, 자잘한 시세 변동을 무시하고 물량을 늘려서 보유하고 가라.

잔파도에 휩쓸리면 큰 시세는 절대로 얻지 못한다. 따라서 큰 시세를 얻기 위해 잔파도를 거르고 감내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지금은 인생을 바꿀 드문 기회가 도래해있지만 그것을 이루는 자는 수만은 시련의 시험을 통과하는 소수만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