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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전략비축유를 이용하여 원유 가격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음 자료는 미국 전략비축유의 재고와 원유가격을 함께 나타낸 것이다. 전략비축유를 사들어 원유 가격을 올리고, 전략비축유를 풀어 원유 가격을 내림으로써 상품가격, 물가, 달러가치를 비롯하여 상품과 연계된 신흥국과 경기주의 주가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0년 이후 7억 배럴을 넘었던 전략비축유는 2022년 인플레이션에 대한 대응으로 그 절반인 3억 5000만 배럴이 감소함으로써 점차 전략비축유의 의미가 퇴색하고 있다.

지난해야 유가 급등에 따른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가격을 안정시킬 목적이 있다고 할 수 있지만 올 들어 유가가 충분히 안정되었고, 원유가격 전년동기비 상승률을 감안하면 물가 안정 효과가 높은 상태임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올 들어 전략비축유를 공격적으로 풀어 원유 가격의 상승을 필사적으로 막고 있다.

지난해 초반처럼 원유 가격이 급등하는 시기라면 비축유를 풀어 원유 가격을 낮추는 것이 인플레이션 억제에 도움이 되지만, 현재와 같이 원유가격 전년동기비 상승률이 -40%대로 지표 인플레이션을 낮추는 조건에서의 전략비축유 방출은 물가 안정을 목표로 하기 보다는 유가 하락을 통해 상품 가격과 달러가치 그리고 채권과 주식 시장 등 금융시장을 관리 조절하는 의도가 더 커 보인다.

전략비축유를 축적하기 시작한 후 이처럼 전략비축유를 과도하게 사용한 경우는 없었다. 여하튼 지난해 이후 전략 비축유 방출로 인해 현재 전략비축유 재고는 3억 5500만 배럴 수준으로 2010년 최고치의 절반 수준으로 감소하였고, 현재와 같은 속도로 전략비축유를 계속 풀 경우 전략비축유는 2년이 되기 전에 완전 바닥을 보일 것이다.

한편, 점차 코로나에서 벗어나 활동이 활발해짐에 따라 미국내 원유 사용량은 빠르게 늘고 있고, 세계적으로는 특히 중국과 인도 등 신흥국의 경기가 회복이 되면 원유 수요는 매우 가파르게 증가하게 된다.

* 중국은 국가통계국 제조업 PMI 지수는 5월 하락했지만 Caixin PMI 지수는 상승했다. Caixin 지수는 430여개 기업을 다루고 국가통계국은 3000개가 넘은 기업을 대상으로 하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가중치가 없는 PMI 지수의 경우에는 조사수가 적어 비교적 대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지수가 먼저 오른다.

그러나 2014년 하반기 이후 장기간에 걸친 원유 가격 약세로 인해 미국은 물론 세계적으로 원유 시추활동이 활발하지 않아 원유 생산이 크게 늘 수 없는 환경이다. 따라서 앞으로 늘어나는 원유 사용량에도 유가를 낮추려면 더욱 더 많은 비축유를 풀어야 하고, 이런 과정은 계속 가능하지 않다.

여하튼 지금까지 미국은 전략비축유를 대규모로 축적하고, 한편으로 2000년대 원유 가격을 올려 셰일 원유 생산을 유인함으로써 원유의 공급을 조절할 능력을 갖춤에 따라 이를 통해 원유가격과 물가, 달러의 가치, 채권가격과 주가를 움직이는 헤게모니를 행사해왔다.

그러나, 전략비축유 재고가 줄어들수록 미국의 이런 헤게모니 능력은 위축될 수 밖에 없으며, 종래에는 지난 40여 년에 볼 수 없었던 강력한 인플레이션을 준비하는 빌미가 될 수 있다.

그간 원유 가격이 하락하면 상품 가격이 동반 하락하면서 물가가 안정되고, 달러 가치는 올라 달러가 강세가 되며, 미국 국채 가격이 안정되고 주식 시장은 상품 가격에 민감한 신흥국의 주가와 함께 상품 가격에 연동되어 매출과 이익이 민감하게 변하는 기업들, 증 경기민감 기업의 주가 하락이 나타났다.

그간 전략비축유를 풀고 있는 미국은 8월 분부터 전략비축유를 다시 매입한다고 했다. 향후 이런 변화가 나타날 때 전략비축유 방출에 의해 눌려 온 에너지 가격이 2003년 이후처럼 상승할 수 있으며 이와 아울러 달러가치 하락에 따라 상품 및 상품과 연관된 신흥국 및 섹터의 주가가 장기 큰 상승을 하게 될 것이다.

“제니퍼 그랜홈 미 에너지부 장관은 이날 하원 청문회에 출석해 "의회가 의무화한 2천600만 배럴의 비축유 판매가 6월까지 완료될 것"이라며 "그 시점부터 우리는 비축유 보충으로 전환해 매입을 시작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조 바이든 미 행정부는 사상 최대 규모인 비축유 1억8천만배럴을 방출한 바 있다. 이로 인해 남은 비축유 분량은 1983년 이후 최소인 3억7천200만 배럴까지 줄어든 바 있다.”

2023.05.12 美, 이르면 내달 전략비축유 보충 위한 석유 매입 시작 연합뉴스

2023.05.16 美, 2년 만에 비축유 매입 나선다…유가 자극 우려도 이데일리

2023.05.23 미국, 전략비축유 6000만 배럴 재충전....차등가 거래로 공급 확보 글로벌이코노믹

금융시장을 움직이는 최대 세력은 미국 정부이다.

PS.

이런 미국 정부의 원유 가격 조절 정책에 대응하여 사우디와 OPEC+는 현재의 올해 말까지로 계획되어 있던 감산을 내년 말까지로 연장하기로 하는 반면 사우디는 한달 이상 100만 배럴 추가 감산을 발표하였다. 최근 미국이 전략비축유 매입 전 비축유 방출분을 흡수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블룸버그통신과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4일 OPEC+는 오스트리아 빈 OPEC 본부에서 정례 장관급 회의 이후 발표한 성명에서 주요 산유국의 자발적 감산기간을 내년 12월까지 연장한다고 밝혔다. 내년 하루 원유 생산량은 4046만3000배럴로 제한된다.

특히 사우디아라비아는 7월부터 최소 한달 이상 원유 생산량을 자발적으로 하루 100만 배럴 추가 감산할 것이라고 밝혔다. 사우디는 지난 4월 하루 50만 배럴을 감산한 바 있다. 사우디 에너지부는 성명을 통해 자발적 추가 감산이 7월 이후에도 연장될 수 있다고 밝혔다.

2023.06.05 OPEC+ 자발적 감산 내년 말까지 연장…기름값 오를까 헤럴드경제

원유 가격을 임의로 조절하여 금융시장의 헤게모니를 유지하려는 미국과 이런 미국의 원유가격 조절을 못마땅해 하는 OPEC+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대결이 치열하다. 어쨌든 미국의 이런 무리한 전략은 전략비축유의 고갈을 심화시킴으로써 장차 에너지 시장 및 금융시장의 주도권을 모두 잃게 되는 계기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

여하튼 원유 가격은 장기로 상승을 할 수 있는 조건을 갖췄다. 원유 가격의 장기 상승 추세와 함께 인플레이션 국면은 매우 장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