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전략
◆ 성장률 쇼크에 환율은 급등하고 증시는 하락 (한진그룹주)
2019/04/26 08:29:47 조회 : 17028
◆ 성장률 쇼크에 환율은 급등하고 증시는 하락 <투자전략>
한국은행이 발표한 1분기 GDP 증가율이 전분기 대비 -0.3%로 역성장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여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성장률은 1.8%로 2009년 3분기 이후 최저다. 수출이 전기 대비 -2.6%, 수입은 -3.3%를 기록했고, 설비투자도 -10.8% 감소한 영향이다.
한은은 2분기에 1% 넘게 성장하고, 3분기와 4분기에 0.8%와 0.9%의 성장세를 유지해 연간 성장률 2.5% 달성은 가능할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부는 이날 6조7000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하지만 그 규모가 IMF 실사단이 제시했던 10조원 수준에 못미치면서 재정투입 효과도 기대하기 어렴다는 평가다.
경기하강 속도가 예상보다 가파른 것으로 확인됨에 따라 이번 추경 편성에 뒤이은 특단의 경기부양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재정 투입과 함께 금리인하가 뒤따라야 효과를 낼 것이라는 주장이다. 달러화 강세에 성장률 쇼크까지 더해지면서 이날 원/달러 환율은 9.6원 오른 1160.5원으로 마감하며 2년3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준까지 올랐다.
25일 코스피지수는 10.53포인트(-0.48%) 하락한 2190.50에 장을 마쳤다. 경제성장률 마이너스 쇼크로 코스닥지수도 7.39포인트(-0.98%) 떨어진 750.43으로 마감했다. 기관과 외국인은 현물과 선물 모두에서 매도세를 보였다. 성장률이 후퇴하고, 환율도 급등하면서 한국증시가 차별화된 약세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증시는 정부의 경기 부양 정책 의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에 급락했다. 전일 인민은행이 1분기 경제성장률 호조에 따라 지준율 인하를 서두르지 않겠다고 밝히고, 중국 공산당이 경기 부양 대신 구조적 개혁을 강조하면서 투심이 위축됐다. 이날 상하이종합지수는 -2.43% 급락한 3123.83으로 마감했다.
25일 실적을 발표한 주요 기업들의 시장 반응은 엇갈렸다.
- SK하이닉스는 부진한 실적 발표에도 2.29% 상승으로 마감했다.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69% 감소했고, 매출액도 22% 감소했다. 컨퍼런스콜에서 2분기 D램 전망이 시장 우려보다 긍정적으로 제시되면서 2분기를 저점으로 3분기부터 실적이 본격적으로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호재로 작용했다.
- LG디스플레이는 어닝쇼크 여파로 -1.51% 하락 마감했다. 1분기 매출은 전분기보다 15% 줄었고, 영업손실 1320억원, 당기순손실 626억원을 기록하며 3분기 만에 적자 전환됐다. 지난해 1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했지만 올해 1분기 손실폭이 더 커졌다. 전 분기 대비해서는 적자전환했다.
- 기아차는 1분기 실적에 통상임금 충당금 환입 효과로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94% 이상 급증했지만,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0.9%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 5941억원에 반영된 충당금은 약 28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25% 넘게 가파른 상승세를 보여왔던 주가는 실적발표 후 -3.30% 하락으로 마감했다.
- LG생활건강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3.5% 늘었다. 매출도 13.0% 증가했고, 당기순익은 15.4% 늘었다.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달성했지만 올해 들어 30% 넘게 올랐던 주가는 이날 실적 발표 후 -3.13% 하락 마감했다.
- SK이노베이션은 1분기 실적이 전분기 대비 흑자전환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53.5% 감소했다. 전분기대비 매출액도 11.1% 감소하며 이날 주가는 -2.58% 하락 마감했다. 글로벌 경기 둔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디젤 등 석유제품 마진이 악화됐다.
- 삼성바이오로직스는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대비 4.3% 감소하고, 영업손실 234억원으로 적자전환하며 주가가 -6.49% 급락하며 마감했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는 소식도 악재로 작용했다.
- 삼성물산도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대비 49.7% 감소하는 어닝쇼크 수준의 실적을 발표하고 주가가 -4.98% 급락했다. 분식회계 의혹을 수사 소식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최대주주인 삼성물산도 악재로 작용했다. 실적 발표후 증권사들은 삼성물산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낮추고 있다.
환율 급등은 증시에서 외국인 수급 악재 요인이다. 5월부터는 MSCI EM 지수에서 중국 A주가 확대 편입되면서 한국 비중이 줄게 된다. '수급이 주가다'는 말은 늘 옳았다. 외국인 매도세가 시작되며 급락했던 시총 대장주 삼성전자는 하락세가 지속되며 지수 하락을 이끌고 있다.
야간선물은 외국인이 247계약 순매수했고, 지수는 0.05포인트(-0.02%) 하락한 283.20으로 거래를 마쳤다. MSCI 한국지수는 -0.54% 하락한 61.26으로 마감했다. 주말장 코스피지수는 약보합권에서 출발이 예상된다.
오늘(26/금) 주요국 지표 발표는 한국 - 4월 소비자신뢰지수(06:00) (현대모비스 실적), 일본 - 3월 실업률, 산업생산, 소매판매, 미국 - 1분기 GDP 성장률(추정치), 4월 미시건대 소비자신뢰지수 (셰브론텍사코, 엑손모빌 실적) 등이 예정돼 있다.
◆ 실적 엇갈리며 혼조세 <미국시장분석>
뉴욕 증시는 주요 기업들의 실적이 엇갈리면서 혼조세로 마감했다. 3월 내구재 주문은 시장 예상치를 웃돈 반면 부활절 연휴로 주간 고용지표는 악화됐다. 달러화 가치는 0.1% 올라 강세가 이어졌고, 유가는 -1.18% 내려 안정 국면에 접어들었다.
JP모간은 애초 시장의 1분기 실적 전망이 지나치게 비관적이었다며 실제론 S&P 500 기업들이 평균 이익이 4~5% 증가한 것으로 추정했다. 실적이 시장 전망치를 웃돌면서 당초 2년내 최악의 어닝시즌이 될 것이란 시장의 예상은 빗나가고 있다.
이날 부진한 실적을 발표한 3M은 -12.95% 폭락하며 다우지수를 끌어내렸다. 한편 페이스북은 전날 장 마감 후 깜짝실적을 발표하고 5.85% 급등하며 나스닥지수를 밀어 올렸다. 장 마감 후엔 아마존이 깜짝실적을 발표하고 시간외 거래에서 3% 가까이 상승했지만, 인텔은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매출 전망을 낮추자 -7% 넘게 급락했다.
다우지수는 134.97포인트(-0.51%) 떨어진 2만6462.08로 이틀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는 1.08포인트(-0.04%) 내린 2926.17로 약보합 마감했고,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16.67포인트(0.21%) 상승한 8118.68로 마감했다.
유럽 증시는 대형 인수합병이 좌초된 데 따른 실망감으로 하락 마감했다. 독일 최대 은행 도이체방크와 코메르츠방크의 합병이 무산됐다는 소식이 악재로 작용했다. 실적 부진까지 더해지며 은행주들이 약세를 주도했다. 핀란드 통신장비 업체 노키아는 실적 악화 소식에 -10% 가까이 폭락했다.
독일 증시는 -0.25% 내렸고, 프랑스 증시도 -0.33% 하락했다. 브렉시트 이슈가 다시 불거진 영국 증시는 -0.50% 떨어졌다. 범유럽 우량주지수 Stoxx50지수는 -0.31% 내렸고, 범유럽지수 스톡스유럽600지수도 -0.21% 하락했다. 이날 도이체방크(-1.60%)와 코메르츠방크(-2.71%)의 주가는 모두 하락했다.
◆ 한진그룹주 강세 <시장핵심이슈>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의 2대 주주 그레이스홀딩스가 지분을 확대했다는 소식과 조원태 회장 선임 소식이 주주친화정책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면서 한진그룹 종목들이 주목받고 있다. 강성부 펀드 KCGI 산하 투자목적회사인 그레이스홀딩스는 지난해 11월부터 한진그룹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을 사들여 2대 주주에 올랐다.
전날 그레이스홀딩스는 한진칼의 지분을 종전 12.80%에서 14.98%로 2.18%포인트 늘렸다고 공시했다. KCGI는 그동안 지분을 확대하면서 한진그룹을 상대로 지배구조 개선 등을 요구해왔다. 이번 지분 확대에 대해서도 시장 일각에서는 적대적 M&A에 나서기 위한 목적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전날 한진칼은 이사회를 열어 조원태 대한항공사장을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했다. 그룹 경영의 재정비에 대한 기대감이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고 조양호 회장은 한진칼 지분 17.84%를 보유했는데, 조원태 회장이 경영권을 이어받으면서 해당 지분의 승계 과정에서 지배구조 재편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