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하락 더 이어진다
달러 환율 하락이 심상치 않다. 필자가 지면을 통해 지속 환율 하락을 언급한 바 있는데 그 속도가 시장에서는 다소 불안하게도 느끼는 것 같다.
정말 불안한 것일까? 필자가 보기에는 아니다. 이전에 심한 버블성 상승에 대한 되돌림 과정이 과격하게 나오는 것이지 이 것 자체가 불안하다고 할 수는 없다.
달러의 수급 현황을 보면 이전의 상승이 워낙 심리적이고 비정상적이라 지금의 하락은 제자리로 돌아가기 이상의 의미가 없다.
무역 수지가 당분간 지속적으로 흑자 기조를 유지하고 있어 기본적으로 달러 공급은 수월하다.
또 금융시장에서도 외국인들은 채권 및 주식을 모두 순매수하는 중이라 나가는 달러 보다 들어 오는 달러가 더 많다.
일부 기사를 보니 외국인의 배당금 송금 등으로 환율이 다시 상승할 요인도 있다고 하나 이는 극히 일회성이고 제한적인 수량일 뿐이다. 따라서 환율은 당분간에도 지속 하락할 것이다.
미국의 힘. 달러
오늘은 달러 환율의 급락을 다른 시각으로 보도록 해 보자.
최근 중국이 미국에 시비를 걸고 있다. 달러라는 기축통화를 통해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하는 미국에 대해 한바탕 선전포고를 한 것이다.
기축통화는 무엇인가? 한 곳에서 찍어내고 모든 나라에서 같이 사용하는 화폐를 말한다. 지금의 기축통화는 달러화다.
미국은 막대한 무역수지 적자를 내고 그 대신 달러를 다른 나라에 공급한다.
그럼 왜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었을까? 이 것은 1944년 미국에서 열린 회의에서 달러를 기축통화로 하기로 했다.
왜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었을까? 당시 미국에 전세계 70%의 금이 있었기 때문이다.
즉, 모든 나라에서 화폐로 인정받는 금을 미국이 장악하고 있었기 때문에 달러를 주면 금을 내 줄 수 있는 힘이 있는 나라라는 점에서 미국의 달러가 기축통화가 되는 것이 가능했다.
그러나 이 금을 바꿔 주겠다던 약속은 1970년에 미국에 의해 파기되었다.
중국의 시비
그런데 미국의 이 기축통화의 권리에 중국이 시비를 걸고 나섰다. 논리는 IMF가 발생하는 특별인출권 즉, SDR을 기축통화로 활용하자는 것이다.
미국이라는 특정 국가의 위기에 전세계 금융 시장이 마비되는 것을 막아내는 장점이 있다는 논리다.
이 SDR이라는 것은 쉽게 말해 상품권으로 생각하면 된다. 가지고 있다가 돈이 필요하면 IMF에 주고 돈을 받는 방식이다.
현재 발행된 SDR은 불과 214억 SDR에 불과하다. 달러로 치면 321억 달러 수준으로 이 SDR을 기축통화로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엄청난 시간과 합의가 필요한 것이다.
그런데 왜 시점에서 이 내용이 중요할까? 바로 미국의 지위가 현저하게 불안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그간 달러를 공급하면서 절대적인 금융 강자의 자리에 있었다. 유태인들의 농간(?) 속에 미국의 금융 시장은 사실상 세계를 완전히 지배했다.
절대적으로 외환위기가 존재하지 않는 미국은 이를 악용해 이상한 금융 상품을 마구 만들어내 그들만의 잔치를 즐기다가 결국 이번과 같은 꼴을 당하고 말았다.
미국발 악재에 세계가 휘둘리면서 미국은 사고뭉치가 되어버렸고 결국 각나라들은 미국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블록별로 기축통화를 만들어 내려는 시도를 하기 시작하고 있다.
중국이 위엔화를, 러시아가 루불화를, 이미 유럽은 유로를 통해 블록 내 결재로 활용하며 달러의 절대 지위를 훼손시키고 있다.
또 일부는 미국이나 IMF에 의존하지 않고 서로간의 화폐를 나누어 쓰는 통화스와프를 체결해 보험을 자체적으로 만들고 있다.
미국과 IMF의 지위가 흔들리면서 동시에 묘한 기싸움이 진행되는 것이다.
흔들리는 달러의 지위. 그리고 미국의 위상
이런 흐름은 지금 대단히 중요한 이슈다. 달러의 기반이 흔들린다는 것은 결국 환율의 하락이 지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나라 입장에서 당장 달러 가치의 급격한 하락은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무역에서 달러 결재가 85%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미 미국 의존도에서 벗어난 무역 분포를 보면 그다지 이런 추이가 실이 더 많다고만 할 수는 없다.
그러나 이런 것은 한참 나중의 문제일 뿐 더 중요한 것은 달러가 귀한 것이 아닌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있다는 인식이다. 이는 결과적으로 달러를 쥐고만 있게 하지는 않는다.
달러를 가진 주체들이 달러의 지위를 의심한다면 결국 돈을 다른 투자처로 이동하게 되는 현상이 나타날 것이다.
달러는 지금 막대하게 풀려있다. 그런데 지금 기축통화로서의 지위가 흔들리는 양상이 지속된다면 가치는 계속 떨어지게 될 것이다.
물론 새로운 통화가 대안으로 등장하려면 아마도 최소 20년은 걸릴 것이다. 따라서 당분간 달러의 지위가 크게 훼손되지는 않을 수도 있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지금의 달러는 너무 많이 풀려 있고 또 미국의 제어없는 욕심에 더 이상 당할 수 없다는 시각은 가치 하락을 불가피하게 만들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풀린 달러는 결국 뭔가에 투자하려고 할 것이다. 미국의 국채? 금? 물론 이 것도 될 수 있다.
그러나 궁국적으로 기업이나 부동산에 투자하는 자금은 충분히 시장에 나올 것으로 보인다.
미국과 중국의 화폐 헤게모니. 그리고 이 후 가세할 유럽. 혼란스럽지만 싫지만은 않은 재미있는 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