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가수 서태지를 너무 좋아해서 처음에는 태지란 예명을 썼죠. 지금은 고객들이 태자라고 불러준답니다."
황태자란 예명으로 주식전문포털 팍스넷을 비롯해 다수의 방송에서 활약 중인 증시전문가 이동훈 씨. 서태지의 광팬인 그가 1990년대 중반 처음 애널리스트로 발을 들여놓았을 때 사용했던 예명은 태지였다.
몇년 후 황태자로 예명을 바꾼 그는 고객들 사이에서 앞글자 '황'을 뗀 태자로도 불린다. 증시 분석의 서태지가 되고 싶어 한 그의 마음을 고객들이 알아 준 것은 아닐까?
그가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든 주식시장에서 '황태자' 또는 '증권가의 서태지'가 될 수 있었던 계기와 원동력은 무엇일까? '황태자' 이동훈 씨를 만나 증시전문가로서 그의 삶을 살짝 들여다봤다.
◆60만원으로 시작한 주식이 인생의 징검다리로
이씨가 주식시장에 발을 내딛게 된 것은 한양대 물리학과를 다니던 학창시절에 우연히 듣게 된 아버지의 전화통화 때문이다.
"아버지께서 친구 분과 통화하며 모회사에 외자가 들어온다는 말씀을 하시더군요. 그 이야기를 듣고 어머니께 60만원을 빌려 그 회사 주식을 샀어요. 그게 저의 주식투자 첫경험이었습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그 회사는 외자유치에 실패했다. 그래도 운이 좋았는지 우선주 랠리가 진행되며 주가가 치솟았고, 900원에 샀던 주식이 어느 날 2700원으로 변해 있었다. 덕분에 어머니께 빌린 60만원을 모두 갚고도 짭짤한 수익을 올릴 수 있었다.
그후 팍스넷에서 열린 애널리스트 선발 대회에서 입상한 그는 대학생 신분으로 떳떳하게 '애널리스트 태지'가 될 수 있었다. 주식에 대한 사랑으로 그는 대학 졸업을 앞두고 몇몇 대기업과 금융회사에 합격했지만 입사를 포기했다.
주식에 대한 열정과 통찰력은 그가 결혼에 골인할 수 있는 계기도 마련해줬다.
"간호사인 한 여성을 소개받았는데 그는 주식투자를 전혀 안 했어요. 그런데 그 자리에서 성광벤드(22,100원
50 +0.2%) 주식을 사라고 자신 있게 추천했어요. 당시 그 사람을 비롯해 함께 일하는 많은 간호사들이 성광벤드 주식을 샀어요. 그런데 성광벤드 주식이 주당 3만5000원을 넘을 만큼 상한가를 달렸죠."
주식전문가로서 능력 있는 남자로 검증 받은 덕분일까? 그 간호사는 현재 그의 아내다.
아버지의 전화 통화를 우연히 듣다가 뛰어들게 된 주식. 주식은 그의 직업과 결혼까지 인생의 징검다리 역할을 한 뗄래야 뗄 수 없는 것이 된 셈이다.
물론 주식 고수가 되기까지 탄탄대로만 펼쳐졌던 것은 절대 아니다.
"취업을 포기해 수입이 없다보니 한동안 라면으로 끼니를 때워야 했죠. 그래도 라면이 스테이크로 바뀔 것이란 꿈을 갖고 주식 실전매매에 집중했습니다. 수많은 실패와 좌절을 겪었기 때문에 지금의 제가 있다고 생각해요."
◆주식은 일상이 아니다
그는 주식이 일상이지만 투자자들에게는 주식이 일상이 되선 안 된다고 당부했다.
"주식이 일상이 되면 안되요. 제 경우에는 대선 방송을 보면서 득표수 올라가는 것을 주식 거래량으로 볼 정도니까요. 개인 투자자들이 주식에 미쳤을 때 가장 큰 문제점은 시장이 아닌 종목에 미친다는 사실이죠."
자신의 종목을 맹신하게 되면서 자칫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한다는 것이다. 시장을 먼저 보고 종목을 봐야 하는데 많은 투자자들이 숲이 아닌 나무만 보는 우를 범한다는 지적이다.
"그리고 건강을 유지하세요. 뜬금없는 얘기처럼 들리겠지만 하루 종일 컴퓨터 앞에 앉아 대화도 없이 지내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건강이 나빠지죠."
흔히 'F/X 투자대회 주간 1위' 'IQ 153' '천재 마케팅' 등은 증권가에서 이동훈 씨를 설명해주는 주요 키워드로 통한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는 아니다.
시장에 대한 냉철한 시각과 철저한 자기관리, 낙천적인 성격 등이 모두 어우러졌기 때문에 남들보다 좀 더 정확하면서도 폭넓게 증시를 내다볼 수 있었을 것이다.
◆증시전망? "환율에 주목하라"
황태자 이동훈 씨가 주식시장을 내다보는 데 있어서 가장 중요시하는 것은 무엇일까? 이에 대해 이씨는 "환율"이라고 잘라 말했다.
"글로벌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주시해야 합니다. 각 국가의 환율이 정상으로 움직이는지 파악해야 되죠. 특히 대형우량주의 경우 외국자본이 큰 비중을 차지하므로 달러 자금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잘 봐야 합니다."
또 지속적인 투자주체가 시장에 있는 지도 증시의 향방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라고 지적했다. 기업의 과거 실적과 올해 예상치, 그리고 기관이나 외국인 등 투자주체, 정부 정책과의 밀접성 등이 어느 정도인지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지난해 유가 급락과 연말 환율을 정확히 전망한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지난해 유가가 배럴당 140달러를 넘기던 시점에서 연말 40달러 선으로 하락할 것이란 사실, 그리고 원/달러 환율은 1250원을 찍을 것이란 점까지 정확히 내다봤다.
그렇다면 올해는 어떨까. "올해 3분기 후반부터 원/달러 환율이 900원대까지 갈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비정상적으로 달러가 많이 풀려있는데, 달러 가치가 떨어지진 않고 있죠. 수출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인위적으로 환율을 유지하는 것인데, 900원대까지 밀어냈다가 연말에 다시 1100원대가 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하지만 그는 시장을 전반적으로 부정적으로 보진 않았다. 오히려 악재 요인들을 상쇄할 만큼 호재가 생길 것으로 전망했다.
"외국인들이 주식을 더 많이 사들이는 동기 부여가 될 것입니다. 기업들의 달러자금 조달도 쉬워질 것이고요."
태지에서 태자가 된 팍스넷 증시 전문가 이동훈 씨. 그의 활약에 증권가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원문 보는 곳
http://www.mt.co.kr/view/mtview.php?type=1&no=2009043011474040004&outlink=1
